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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고바야시야스미 지음<앨리스 죽이기>독서리뷰 영메이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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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럼 지금 말할게. 딱 한 번만 말할거니까 잘 들어. ‘딱 한 번만 말할 거니까‘라는 표현을 전부터 꼭 써보고 싶었어.
그런데 왜 한 번만 말하는 걸까? 중요한 일이라면 세 번쯤 말해도 될 텐데.



<앨리스 죽이기>는 유쾌한 흐름이지만 집중력이 필요로 했다. 스토리상 현실과 이상한 나라를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은근히 어지럽다. 인물들의 대화를 보다 보면 나도 이상해질 갓 같고 정신 줄 꽉 잡고 봐야 하는데, 그만큼 재미있고 몰입이 잘된다. 자기 전에도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오랜만에 드라마처럼 책을 읽을 시간이 나는 걸 기다리게 됐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꿈과 모험으로 가득 찬 마법의 왕국 월트디즈니픽쳐스, 헐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 팀버튼. 그들이 3D영상으로 만들어낸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상한 나라’. 기기묘묘하고 환상적인 모험으로 가득한 이상한 나라에 드디어 앨리스가 돌아왔다! 더 이상 소녀가 아닌 19살의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 분)가 어쩌다 본의 아니게 또다시 들어간 이상한 나라는 예전에 겪었던 그 이상한 나라가 아니다. 십여년 전 홀연히 앨리스가 사라진 후 이상한 나라는 독재자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이 그녀 특유의 공포 정치로 통치하고 있었던 것. 물론 하얀 토끼와 트위들디와 트위들덤 쌍둥이, 겨울잠 쥐, 애벌레와 음흉하게 웃어대는 체셔 고양이 그리고 미친 모자장수(조니 뎁 분)는 붉은 여왕의 공포 정치 속에서도 정신없는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 마치 어제 헤어진 친구를 오늘 다시 만난 듯 앨리스의 귀환(?)을 대환영하는 미친 모자장수와 그 친구들. 손가락만큼 작아져버린 앨리스는 모자장수의 정신없는 환대와 붉은 여왕의 공포 정치를 뚫고 이번에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평점
7.2 (2010.03.04 개봉)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해서웨이, 크리스핀 글로버, 마이클 쉰, 알란 릭맨, 스티븐 프라이, 바바라 윈저, 마이클 고, 크리스토퍼 리, 폴 화이트하우스, 티모시 스폴, 맷 루카스, 마튼 크소카스, 엘리너 톰린슨, 린제이 던칸, 팀 피곳 스미스, 존 홉킨스, 제럴딘 제임스, 프란세스 드 라 투어, 에이미 베일리, 젬마 포웰, 레오 빌, 루시 대븐포트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를 각색한 창작물은 정말 다양하다. 역시 명작이라 그런가? 그래도 나오는 흰토끼와 고양이 등등 이미 어릴 때부터 접해왔어서 책을 읽는 동안에 훨씬 상상의 나래가 잘 펼쳐졌다.

소설을 읽을 때 등장인물들의 표정이나 말투 배경 등을 상상하며 읽는 걸 좋아하는데, <앨리스 죽이기>는 더욱 실감 나고 즐거웠다. 상상하며 읽기는 정말 재밌는 독서 법이다. 책을 음식에 비유하면 보고, 씹고, 맛보고 즐긴다고 해야 하나?

가장 처음에 작성한 인용구는 보자마자 ‘엥? 그러게. 왜 이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 번만 말해준다고 했으니까 잘 들어야지.라고 생각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나왔다. 무심코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모든 것들을 이상한 나라에서는 한 번씩 꼬아서 생각하거나, 아예 생각의 방법을 뒤집는다. 그래서 재미있고 집중력이 필요하다. 뭔가 클루지 같은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는 이상한 나라는 보는 이도 정신없고 뭔가 조급하게 굴러간다.


“오컴의 면도날 이라고 알아?”“수입 면도기야?” “불필요한 가정은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원리야 즉, 어떤 일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이론을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지.”“가장 단순한 일이 맞다는 거야?”“그게아니라 필요도 없는데 복잡한 가설을 검토하는 건 사고력의 낭비라는 의미지.”


이상한 나라에서는 사고력도 아껴쓰는 듯 하다. 현실세계에서는 사고력을 높이려고만 하는데 사고력 낭비 라는 말을 듣고 역시 신선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우리 인간들은 너무 심각하게도 여러가지의 가설을 세우고 안정만을 추구하느라 정작 중요한 타이밍을 놓친다거나, 아이디어와 용기를 잃어버리는 경우 또한 많은 듯하다.

이상한 나라에 비하면 겁쟁이 같기도 하다.

두꺼운 책이 아니라서 정신없이 읽다 보면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는데 오랜만에 읽으면서 다 읽기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고 앨리스에 빙의되어 같이 범인을 추리하기도 하며 슬퍼하기도 한다.

반전이 많아서 읽으면서 스토리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초반에는 약간의 고구마가 있기도 한데 그리 길지 않다. 초반만 잘 참고 따라가다 보면 즐거운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오랜만에 유쾌하게 읽은 추리물이다.

끝은 살짝 잔인하기도 해서 어린 독자들은 성인이 돼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이 작가의 시리즈가 세 편 더 있는데 다 죽이려고 한다.
<클라라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팅커벨 죽이기> 나중에 시간 나면 시리즈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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