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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엄마의 주례사] 김재용 지음 영메이북카페 독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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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례사
딸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구보다 바라는 엄마의 ‘생활밀착형’ 결혼 카운슬링 젊은이들의 결혼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결혼 연령도 높아지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헬조선’에서 경쟁에 치이며,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젊은이들에게 연애나 결혼은 점점 더 먼 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다르게 자라온 이들이 만나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하며, 삶과 생활을 함께 해나가기로 결심하고 약속하는 결혼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결혼은 여전히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삶의 커다란 변화이자 결정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결혼을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계기로, 삶의 해결책으로 여기는 환상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일 뿐, 결혼은 그야말로 100%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가부장제 문화가 강력한 이곳에서, 더 많은 책임과 역할을 요구받는 여성에게는 더더욱 힘겨운 현실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결혼이 이런 거였어?’라고 외치며 눈물짓기도 한다. 이 책은 결혼 33년 차 주부이자 엄마가, 혼기가 찬 딸이 결혼에 대한 현실 감각을 키우고 누구보다 행복하고 현명하게 결혼생활을 헤쳐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매일 해도 표가 나지 않는 끝없는 살림에 마음 붙이는 법, ‘남’의 편인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고부 갈등에 대처하는 마음가짐, 육아를 위한 조언 등 결혼생활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다양한 일화들을 자신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그런 상황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지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이미 결혼생활을 경험한 이라면 누구나 깊이 공감할 엄마 표 ‘생활밀착형’ 카운슬링이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따뜻하고도 속 깊은 이야기와 조언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 그리고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친정엄마의 지혜와 따뜻한 위로가 꼭 필요한, 여자들의 결혼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여전하다. 그렇기에 결혼을 앞둔 딸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와 축복의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었다.
저자
김재용
출판
가디언
출판일
2022.05.25

 

원래는 2014년 출간되었던 책이라 현시대에 읽기는 다소 고리타분하고 올드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엄마의 조언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

 

올해 4월 결혼식을 올린 나에게 특별하게도 친정어머니가 아닌 시어머니가 선물해 주신 책이라 더욱 꼼꼼히 읽었다. 받자마자 기분이 묘해서 나에게 새로운 엄마가 한 분 더 생긴다는 것도 어색했고,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나에게 '엄마의 주례사'라는 책을 선물해 주시는 것도 분명 좋은 의미와 따뜻한 마음으로 선물해 주신 책일 텐데 이제 시월드가 시작인가?라는 근거 없는 걱정도 하였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연 순간 눈시울이 뜨거웠다. 짧은 문구이지만 포스트잇에 붙어있는 한 문장의 쪽지가 나 자신을 더 작아지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읽은 건데 너도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담백하고 상냥했다.  그리고 이 작가의 문채 또한 간결하지만 따뜻하고 조심스럽지만 새로운 인생에 첫발을 내딛는 병아리를 응원하고 물가에 내놓은 자식을 어찌 품을 수 있을까 어찌 일어나는 방법을 훈계나 딱딱한 조언이 아닌 친구처럼 다가와서 마음속에 와닿게 의사를 전할 수 있을까를 한 문장 한 문장 고민하며 꾹꾹 눌러 담은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읽으면서 엄마가 생각나고 그동안 이해가 가지 않았던 엄마의 심정들 부딪혔던 모든 순간들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그리고 새로 인연을 맺은 두 번째 어머니에게도 외동아들 하나인 내 신랑 말고도 딸이 있었더라면 결혼생활을 하면서 육아를 하면서도 가끔은 엄마에게 고급 에센스나 매니큐어를 건네는 다정한 딸과의 시간을 보내 보고 싶었던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엄마의 주례사 김재용 지음
엄마의 주례사 中 김재용 지음

 

솔직히 엄청 참하고 착한 며느리가 될 자신은 없다. 현모양처에 집안 살림을 마스터한 아내가 될 자신도 없긴 하다.

그러나, 그저 우리 친정 부모님께 하는 만큼은 하고 싶다는 마음과 그 일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부갈등이 계속 이슈화되고 각종 드라마나 SNS만 보면 부정적이고 가공된 이야기로 더욱 결혼을 두렵게 만드는 것 같다 나도 물론 그런 영향으로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나는 좋은 신랑과 시어머니를 만나서 꽤 운이 좋은 딸이자, 아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결혼 잘한 거야', '어휴 그 결혼은 하지 말았어야지' 등의 나의 삶을 좌지우지하고 판단을 당하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그렇게 느끼고 있기때문에 난 어떤 말을 듣더라도 일단 오늘은 행복하다.

 

 

우리 엄마도 한때는 소녀였던 적이 있었답니다.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어. 가서 말해주고 싶더라. 세상의 엄마들은 '한때'가 아니라 ;'지금;도 소녀 같은 마음이라고. 꽃이 피면 꽃잎을 따서 머리에 꽂아도 보고, 가을이면 단풍잎 주워 책갈피에 곱게 꽂아두는 나이 든 소녀들이 엄마야. 그런데 딸들이 엄마도 여자라는 걸 깜빡하는 것 같아.

'딸 가진 엄마는 명품 가방을 들고 싱크대 앞에서 죽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더라.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말인 것 같아. 딸들이 이제는 엄마가 싱크대에서 벗어나 잊고 있었던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때라고 생각해.

나도 잊고 있었던 마음들 언니와 주고받으면서 엄마는 아직도 소녀감성이야 라고 내뱉었던 순간들 잘못 됐음을 깨달았다.

나도 이제 소녀가 아닌데, 소녀이고 싶고 여자이고 싶다. 내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새로운 다짐이 생겼다.

 

친정엄마에게도 시어머니에게도 나 기꺼이 명품 가방을 사주며 잊고 있었던 마음속 염원들과 꿈을 찾게 해 드리리.

 

 

엄마와 당일치기 여행
엄마와 함께하면 좋은 당일치기 여행 / 엄마의 주례사 中

 

그리고 읽다 보면 이런 식으로 mother's tip이 나온다.

엄마와 함께하면 좋은 당일치기 여행으로 해서 창덕궁 외 여러 여행지가 나오고 간단한 설명이 나온다, 이런 여행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무난하게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거닐기 좋은 장소이다.

 

이전에 나도 엄마와 당일치기 여행을 가고 싶어서 고속버스여행을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여수, 강릉, 전주 등 다양하게 고속버스여행 당일치기로 패키지구성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

 

장거리 운전이 힘들거나, 운전을 못하는 사람들은 고속버스 여행으로 부담 없이 떠날 수 있을 듯하다.

또 당일치기로 먼 곳을 떠나기엔 역시 고속버스에서 달걀도 까먹고 잠도 자고 편안하게 가는 게 솔솔 한 재미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나는 파랑새투어가 가장 편리하고 정리가 잘되어있어 좋았다. 오랜만에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6월 여행지로는 부산 수국축제, 강원 고성 라벤더축, 인재 자작나무 숲 등을 경유하는 당일치기 무박여행이 준비되어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어머니와의 여행이 아니더라도 참고하면 좋을 여행지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혼자여행하기 좋은 곳
혼자 떠나도 휴식하기 좋은곳 / 엄마의 주례사 中

 

 

누군가가 결혼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한 걸 본 적이 있다.

"연인이 집에 놀러 와서 너무 좋은데, 연인이 집에 안 간다."라는 말이다. 다 놀고 나면 이제 각자 혼자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연인이 집에 가야 하는데 가질 않는다는 내용인데 재미난 이야기이지만 정확하긴 하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또 따로'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게 됐다. 결혼 함께여서 좋지만 사람이니까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당연히 올 테니까.

 

결혼하기 전에 혼자 떠나는 여행을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는데, 하지 못하고 결혼하게 됐다. 정말 아쉬웠고, 이제 혼자 떠나는 여행은 있을 수 없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도 오산이었던걸 이 책을 통해 느꼈다.

 

결혼 전, 후 물론 달라지는 것은 많지만 '나' 개인을 잊고 살라고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데 괜히 스스로를 결혼이란 거대한 편견에 가둔 것 같다.

 

그동안 혼자 여행을 떠나지 않았던 건 오래된 직장생활로 인하여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 어쩌다 한 번씩 생기는 여행을 갈 수 있는 시간들은 오롯이 나의 선택으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을 뿐인데, 결혼이랑은 상관이 없는 날 들이었다. 개인의 성장과 삶의 영역을 넓혀가는 데에 있어 발목을 잡는 건 막연한 편견과 카더라 통신, 그리고 결국엔 나 자신 아닐까 싶다.

 

여행지 추천을 봤을때 '힐리언스 선마을' 이라는 곳이 굉장히 이끌렸다. 스마트폰 없이 생활이 어려운 스몸비족들이 많아진 만큼 반대로 스마트폰과 tv가 없는 곳에서 조용히 나의 깊은 내면을 여행하고 싶다.

 

이 책은 제목을 봤을 때는 고리타분한 이야기 같고 읽으면 엄마의 잔소리들이 잔뜩 쓰여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술술 읽혔고, 앞으로 나의 결혼생활에 대한 꿀팁들도 있지만 엄마의 입장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전에 시집살이를 많이 하셨던 친정엄마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없지만 그래도 그때 받은 상처들이 아직은 남아 있는 엄마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끝으로 이 책을 선물해 주신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시어머니께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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